면허를 딴 지 5년이 되었습니다. 신분증 대용으로만 쓰인 면허증을 꺼내 보며 정말 숨이 막혔어요. 운전대를 잡은 지가 벌써 5년이니까요. 대중교통을 타는 게 습관이 되어서 운전한다는 개념 자체를 잊어버렸습니다. 친구들은 자기 차를 타고 주말 여행을 다니는데 저는 항상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타기만 했습니다.
장롱면허가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원래 면허를 따고 나서도 불안감이 많았거든요. 첫 운전 때 차선을 제대로 못 지켜서 경적을 받은 기억도 있고, 처음 주차를 해봤을 때도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렇게 미루다 미루다가 5년이 되어버린 거였어요.
문제는 아이가 생겼을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이 일하는 동안 혼자 아이와 있으면서 엄마들이 얘기하는 '혼자 시간 내기'가 불가능했거든요. 오로지 남편이 없는 시간에 아이를 봐야 했고, 외출도 거의 못 했습니다. 친구들은 "너 언제쯤 운전해? 우리 같이 차타고 드라이브 가자"라고 했지만 저는 "미안, 나 운전 못 해"라고만 반복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가을 축제였습니다. 남편과 아이가 추석 때 친정에 가 있는데 저는 남겨졌거든요. 감기가 걸려서요. 혼자 남은 날씨 좋은 주말, 분위기 좋은 카페라도 가고 싶었는데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내가 운전만 했어도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에 "남양주 자차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처음 보인 곳이 제가 선택한 업체였습니다. 리뷰가 좋았고, 남양주 다산동 근처라고 되어 있어서 집도 가까웠어요. 가격은 10시간에 42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5년 동안 남편한테 짐이 된 시간들을 생각하면 싼 가격이었습니다.
전화로 상담할 때 제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장롱면허라서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예요"라고요. 그러니까 상담사가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그런 분들을 많이 봤거든요. 천천히 시작하면 괜찮습니다"라고 말해주었어요. 그 말이 정말 위로가 됐습니다.
1일차 아침은 정말 떨렸습니다. 선생님이 오신 시간에 내 차 앞에서 만났는데 심장이 철렁철렁했어요. 선생님은 30대 후반 여성분이셨는데 "안녕하세요, 저 이은희라고 합니다. 편하게 생각하세요"라고 친근하게 인사하셨습니다. 그 첫 인사만으로 조금 안심이 됐습니다.
처음엔 집 앞 남양주 다산동 주택가 도로에서 기초부터 배웠습니다. 5년을 안 했으니 페달 위치도 헷갈렸어요. 선생님이 "이건 가속, 이건 브레이크, 중간이 니유트럴입니다"라고 하나하나 설명해주셨습니다. 잠깐 앞으로 나가보라고 했을 때 진짜 손에 땀이 났습니다 ㅠㅠ
1일차 후반에는 왕복 4차선 도로로 나갔습니다. 남양주 다산동에서 가평 방향으로 가는 도로였는데 내 차를 제어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컸어요. 선생님이 "운전은 절대 갑자기 일어나지 않습니다. 천천히 생각할 시간이 있어요. 신호에서 멈추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2일차는 좀 더 복잡한 도로로 나갔습니다. 신호등이 많은 로터리 코스를 돌았는데 차선변경을 여러 번 해야 했거든요. 처음에는 너무 무섭다고 느껴졌는데, 선생님이 "옆을 먼저 보고, 사이드미러를 보고, 그 다음 차를 옮기세요"라고 차근차근 알려주셨어요. 3-4번 반복하니까 조금씩 느낌이 왔습니다.
2일차 후반부는 대형마트의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주차... 정말 악몽이었습니다. 평행주차를 하려고 하니까 앞뒤 거리감이 전혀 안 잡혔거든요. 첫 번째는 완전히 망쳤고, 두 번째도 망쳤고 ㅠㅠ 선생님이 사이드미러에 옆 차의 앞머리가 어디 정도 보일 때 핸들을 꺾으라고 알려주셨는데 그 이후로 조금 나아졌습니다. 1시간을 주차 연습만 했는데 마지막에는 한 번에 성공했을 때 진짜 쾌감이 느껴졌어요.
3일차는 2시간만 수업을 받기로 했습니다. 이 날은 가장 자신감 있었던 날이었어요. 집에서 출발해서 남양주 다산동을 한 바퀴 도는 코스를 혼자 운전했습니다. 신호도 지켜고, 차선도 유지했고, 대향차가 와도 침착하게 대처했습니다. 선생님이 "보세요,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겠어요"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3일 10시간 총 비용은 42만원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가격은 아주 합리적이었습니다. 처음엔 비싸다고 느껴졌지만 실제로 내 인생을 바꿔준 투자였거든요. 이제 나는 혼자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이 학원 데려갈 수 있고, 마트 혼자 갈 수 있고, 친구도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재 연수 후 2개월이 지났습니다. 매일 운전합니다. 처음 혼자 드라이브스루에 갔을 때의 설렘, 첫 주유소 방문의 떨림... 모든 게 새로웠습니다. 지난주에는 친구들과 차타고 드라이브를 갔어요. 5년 동안 못했던 거예요 ㅋㅋ 정말 내돈내산 최고의 투자였습니다. 장롱면허로 고민하시는 분들, 정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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