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를 딴 지 정확히 7년이 됐습니다. 그 동안 정말 운전대를 한 번도 잡지 않았습니다. 신혼 초에 남편이 '넌 걱정하지 마. 내가 운전해줄게'라고 했고, 저도 운전이 겁나서 그 말에 쉽게 동의해버렸거든요. 처음 4년은 괜찮았는데 작년부터 정말 힘들어졌습니다.
남편이 직급이 올라가니까 출장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한 달에 2주는 집에 없었습니다. 제가 혼자 있을 때 마트에 가야 하는데 버스를 타야 했습니다. 장을 보고 돌아올 때는 짐이 너무 무거워서 택시를 탔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습니다. 남편이 없으면 모든 게 힘들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여름이었습니다. 에어컨이 고장 났는데 남편이 출장 중이었거든요. 기사님을 부르려고 했는데 아이가 엄마한테 붙어있어서 혼자 놔두고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에어컨 없이 밤을 새웠습니다. 그때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 나도 운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운전연수', '방문운전연수', '장롱면허'를 검색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초보운전연수, 방문운전연수, 자차운전연수 등 여러 종류가 있었습니다. 저는 방문운전연수를 선택했습니다. 아이가 있으니까 집에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10시간 코스를 선택했는데 비용은 55만원이었습니다. 솔직히 비싸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내 인생의 자유를 사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용도 있지만 마음이 문제였습니다. 정말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강사님과 첫 전화 상담할 때 '장롱면허 맞으세요? 괜찮습니다. 많이들 이렇게 시작해요'라고 하신 말씀이 정말 위로가 됐습니다.
첫 수업은 월요일 오후 1시였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 있을 때였습니다. 집 근처 골목길에서 시작했습니다. 강사님이 '면허 있으신 지 얼마나 됐어요?'라고 물었고 '7년'이라고 답했습니다. 강사님이 웃으면서 '정말 오래 안 잡으셨네요. 근육이 기억을 못 하고 있을 거예요. 천천히 깨워보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그 말이 정확했습니다.
첫 시간의 대부분을 핸들 잡는 법, 페달 밟는 법, 기어 변속 이해하기 등 정말 기초적인 것부터 배웠습니다. 한 시간이라는 게 정말 짧게 느껴졌습니다. 강사님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셨지만 제 입장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못 한 것 같았습니다.
둘째 수업은 수요일 오후 2시였습니다. 이날은 남양주 평내동의 조용한 주택가 도로로 나갔습니다. 처음으로 실제 도로에서 운전을 했습니다. 두 손이 떨렸습니다. 차가 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사님이 '천천히, 편하게 가세요. 누군가가 따라오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요. 당신의 페이스가 맞는 페이스입니다'라고 계속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말이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30분을 더 나갔습니다.

셋째 수업은 금요일 오후 2시였습니다. 이날은 주차에 집중했습니다. 남양주 평내동에 있는 마트에 가서 주차를 했습니다. 지하주차장도 들어갔습니다. 후진 주차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ㅠㅠ. 처음에는 8번을 빼고 다시 들어갔습니다. 강사님이 '이 정도는 정상입니다. 다시 해봐요'라고 했습니다. 10번, 15번을 반복하니까 조금 나아졌습니다. 완벽한 건 아니지만 기본을 이해했습니다.
넷째 수업은 월요일 오전 10시였습니다. 아침형 연수였습니다. 이날은 신호등이 많은 큰 도로에서 연습했습니다. 신호 판단이 정말 어렵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초록색 신호가 나와도 왜 출발하기가 힘든지... 강사님이 '두려움이 있으시는 거예요. 신호가 초록색이면 가시면 됩니다. 맞은편 차가 와도 상관없어요. 신호 규칙이 있으니까요'라고 했습니다. 몇 번 반복하니까 조금 낫더라고요.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수업은 나머지 시간을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마트 가는 길, 병원 가는 길 등 제가 실제로 다닐 코스들을 연습했습니다. 특히 마트 지하주차장에서의 주차는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났을 때 강사님이 '이제 충분합니다. 혼자 다니셔도 됩니다'라고 했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연수가 끝나고 다음 주 토요일, 혼자 마트에 갔습니다. 처음 혼자 차를 끌고 나가서 혼자 마트까지 운전했을 때는 정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마트에 도착해서 주차를 했을 때는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아이에게 '엄마가 혼자 운전해서 왔어'라고 했을 때 아이가 '엄마 잘했어!'라고 해줬습니다. 그 한마디에 눈물이 났습니다.
지금은 연수 끝난 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매주 토요일 혼자 마트에 갑니다. 일요일에는 친정엄마 집에 아이를 데려다줍니다. 버스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무거운 짐을 들 필요도 없습니다. 55만원은 정말 가성비 좋은 투자였습니다. 같은 상황인 분들에게 정말 강력히 추천합니다. 내돈내산 정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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